푸른 백작은 심연의 비밀처럼 고요해서 그가 다스리는 숲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백작의 정원에 얽힌 이야기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며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여왕 몰래 백작이 늑대인간을 기른다는 으스스한 소문부터, 꽃이 우거진 나무에 넋을 빼앗겨 숲에서 며칠 동안 길을 잃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숲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지만, 그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공포보다는 신비로운 느낌만을 품고 있었다.


우거진 수풀을 헤쳐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부연 빛이 시야에 도드라졌다. 눈앞을 가로막는 나뭇가지를 치우자, 집채만 한 나무가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그 거대한 나무 주변에는 오색 꽃잎을 실은 바람이 감미롭게 흩날렸다. 가까이 다가가는 발걸음을 반기듯 꽃잎들이 춤을 추며 천천히 내려앉았다. 나무 밑둥의 뿌리를 밟고 올라서자, 문 너머에서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호기심에 이끌린 손이 조심스럽게 낡은 나무 문에 닿았다. 온갖 소문과 호기심이 뒤섞인 마음으로, 오래된 경첩은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향긋한 바람이 몸을 감싸듯 불어왔고, 노랫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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